누구나 자신의 체취가 있는 곳은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가 아닌가 생각되어 진다.
모처럼 주말을 맞아 어디로 갈까 망설이던 차에
남자라면 옛 군대생활의 추억을 아니 떠올릴 수 있을
테인가? 해서 가보고 싶은 곳 동해안 울진을 답사해
보기로 하였다.
지금으로 부터 27년전 나는 경북 울진군 평해면 거일리
라는 곳에서 첨으로 군대생활을 시작하였다.
내 고향이 내륙이어서 바닷가에서 군생활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나에게는 설렘 그 대상이 아니 었던가?
당시 우리부대는 평해 거일라는 곳에 위치해 있었고
우리소대는 후리포(후포) 등대로부터 개바위라는 곳
경계를 하고 있었으니 이른 아침에 근무를 하면서
멀리 수평선에서 떠오른는 해를 바라볼때엔 밤새워
근무하던 하루의 피로가 그대로 풀려 버릴 듯한 푸근함
그 자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하여 봄내음의 향기와 내가 생활하던 곳의 체취를
느낄 수 있을까 하여 이른 아침부터 가족을 보채이면서
여정을 준비하고 행동하여 그 곳에 가보기로 하였다.
군 시절을 회상하면서 왕피천 어느 이름모를 절벽아래의 성류굴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어머님이 면회 오셔서 모처럼 외출로
성류굴내에서 어머님과 한 컷찍은 색바랜 사진한장,
여름철이면 망양해수욕장의 군용텐트안으로 업무보러 가던 추억과
망양정에서 바라보던 한폭의 그림같은 바다. 그리고 달이 오르는 월출,
평해 월송정앞에 펼쳐진 모래사장(당시는 통제구역이었음)
후포읍 바닷가 암벽언덕위에 하얗고 우람한 후리포등대의 불빛 .........
먼저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강릉으로 내달음 질 쳐보자
강릉하면 그곳도 꼭 가보고 싶은 문화유적지가 있는데
굴산사지와 신복사지가 바로 그 곳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목적지가 아니니 다음의 기회에 답사하기로 하고 강릉시내를
통과하여 7번 국도를 따라 정동진으로 향한다.
정동진으로 가는 길에는 안인진리라는 곳이 있는데
이 곳은 96년도 강릉무장간첩들이 잠수함을 타고 침투하면서
암초에 부딪쳐 좌초되면서 그 일당들이 단경골 , 칠성산 을 경유
내륙으로 도주하면서 강원도 전체를 떠들썩하게 하였던 과거
침투지역에 통일공원을 조성하여 당시의 잠수함과 우리 해군은
전함을 전시해 놓은 곳이 있으니 여기또한 아니 들려 볼 수 있겠는가?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성인관람료 2천원과 주차료 천원 등
5천원을 지불하고 우람하게 우뚝솟은 전북함(해군 구축함)과
무장공비침투 잠수함을 관람하니 어느듯 점심때가 되었다고
이 내뱃속이 꼬르륵 거리면서 음식물을 삼켜달라고 보채인다. ㅎㅎ

<통일공원내 위용을 뽐내고 있는 전북함(해군 구축함)>

<96 강릉무장공비 침투시 사용된 잠수정>
통일공원을 나와 5~ 7분여 남으로 해안선을 따라가니 이내 정동진
역이 보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가족과 함께 허기진 배를 채우고
정동진역 내부로 들어가 모래시계에 한 장면을 생각하면서
역 구내로 들어가니 입장권 오백원을 지불해야 역내로 들어갈 수
있구나.
따스한 토요일 봄날 오후 멀리서 불어오는 북동풍의 시원한
바람줄기는 해변에 흰파도로 밀려오면서 시원하게 펼쳐진 백사장과
제법 어울리고 이 때일세라 주변 관광객에 염치불구하고 카메라 한 컷
부탁하여 가족과 함께 정동진역에 왔다 갔다는 영역 표시를 하여
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가족은 삼각대를 가져오지 않은 나의
건망증을 나무란다.

<모래시계의 정동진역 (멀리 동해의 푸른바다가 장관입니다)>

<정동진역에서 바라본 동해안 일대(흰파도가 인상적이었음)>
정동진역을 나와 동해를 거쳐 삼척 그리고 임원을지나
최초의 목적지인 울진으로 이동해 보자.
동해안 7번 국도는 십여년전에 다녀 본적이 있지만 그 이후
처음인 지라 10여년 만에 도로는 완전히 고속화 도로가 되어 버렸고
삼척 임원을 지나면서 강원도와 경북 경계선 검문소에서 차량이
지역남버가 아니라서 , 아님 내모습이 범죄자 비슷해서인지 모르지만
불심 검문에 응하고 이내 울진으로 달려갑니다.
울진 고포를 지나 울진 원자력 발전소 정문에서 우회선 하여 서쪽으로
가면 덕구온천이라는 온천 관광지가 나오나 이곳도 최초 목적지는 아니니
그냥 울진으로 내려가자,
지금으로 부터 십사오년전인가 울진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저녁에 원자로를
식히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을 낚시터로 개방하여 나도 두어번인가
낚시 채비를 하여 야간 돔 낚시를 하러 갔던 일이 생각난다.
그 당시 수로에는 물반 돔반이었으니, 벵어돔, 흑돔, 참돔 할것 없이
상당수를 낚었던 기억이 새삼 새롭다.
그리고 또한 함 가볼 만한 곳 죽변항도 과거에 몇번 들렸으니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관계상 생략하고 그냥 새로이 닦아놓은
자동차 전용도로를 따라 바로 울진읍내로 진입 해 보았다.
울진도 웰빙개발의 붐을 타고 과거의 울진이 아니라
제법 시내 이곳 저곳에 고층 아파트가 여기저기 띠어 옛모습을
찾아 보긴 힘들었다. 하지만 옛 도로를 따라 시내를 두루 돌아보며
옛 향수에 젖어본다.
이내 울진시내를 통과하여 왕피천 근남대교를 건너 좌회전하여
망양해수욕장 우축 야산 언덕에 자리 잡은 망양정을 찾아
27~8년전 확트인 동해를 바라보고 일출과 월출을 구경하였듯이
시원하게 내다보이는 바다를 향해 한 컷 담아보자.

<송강이 노래한 관동별곡에 나오는 울진 망양정>

<망양정 누각에서 바라본 동해안( 왕피천방향으로 멀리 울진읍임다)>
망양 해수욕장에서 매화를 지나 울진 오산면으로 이르는 해안도로는
과거에는 없었으나 지금은 해안선을 따라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닦아 놓은 듯 하다. 과거의 해안을 경계하던 부대는 아여 보이지
않은채 이따끔 돌출된 해안선 암벽에는 군 초소가 눈에 띈다.
여기에서 오산으로 나와 7번국도로 진입하여 십여리 남으로 내려가니
4차선 국도는 다시 2차선 국도로 좁아지고 옛 도로 그대로이다.
망양을 지나 기성면 사동리를 지나니 우연찮게 우축으로 군부대가
보인다. 그곳은 유격훈련장이 위치했던 곳이 아닌가?
새삼 독사같던 교관과 붉은 모자를 쓰고 피티체조를 시키며
좌우로 데굴데굴 굴러가면서 악을 쓰고 구호를 외치며
유격훈련받던 군대 생활이 떠오른다.
사동을 지나 고개를 넘으니 울진군 기성면이 나오고 멀리
동해안과 맞닿은 정명천이 친숙하게 여겨진다. 기성면 봉산리
일대도 옛 군대시절 내가 경계하던 곳이 아닌가? 차량을 좌회전하여
봉산리 일대로 넘어서니 과거 우마차 고갯길은 2차선 아스콘으로
잘 포장되고 그 고갯마루에는 말그대로 상전 벽해가 되어 있었으니
울진공항이 그 곳에 건설되어 있으니 실로 까무라질 뻔 하였다.
봉산리 우리가 근무하던 소초( 소대가 해안 경계근무를 위해 파견되어
설치 되었던 군 막사)는 이미 철거 되어 없었고 그자리에는 광어 양식장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은가? 차량을 잠시 세우고 촌노에게 물어보니 군
막사는 벌써 오래전에 철수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옛날 경계서던 초소는
아직도 주인을 잃은채 그자리 있었으니 그리 반가울수가 .....
수없이 근무를 위해 걸어야 했던 옛 해안선 길은 시멘트로 포장되고
이를 따라 구산리로 돌아 나오니 평해 월송정 푸른 솔밭이 한눈에
들어 온다.
옛날 월송정 넘어 모래 해변에는 아카시아 목책으로 울타리를 치고
폐그물과, 모래언덕을 만들고 그위에 돌탑을 세워 경계용 장애물로
사용하던 통제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해수욕장을 활용하는 것 같이 보인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월송정>

<월송정에서 바라본 동해안(솔밭사이로 드넓은 백사장이 일품임다)>
멀리 울진 온정면일대 에서 흘러내린 물이 남대천이 되어 평해를 경유
동해안으로 흘러드는 평해읍 직산리 일대 용머리 바위 일대에는
과거에 숭어 잡는 어부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수없이 행군하며
훈련하던 농로를 따라 평해읍 거일리로 이동하니 벌써 해는 뉘였해지고
저녁이 엄습해 오고 있었다.
거일리도 해안을 따라 잘 포장된 도로가 후포읍까지 이어지고
후포등대로 이어지는 옛길은 암반을 절개하여 닦은 도로가
비좁은 것이 예와 다를 바 없었으나 이 어찌된 일인지 흰색으로
우람하게 후포언덕위에 서있던 후포등대가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철거 하였는지 여부는 알수 없었음)
시계는 저녁 7시를 알리고 서둘러서 1박 할 숙소를 찾아가야겠다.
오랜만에 후포항에 다다랐으니 여기서 활어회와 그 유명한
울진대게를 구매하여 소주한잔으로 숙소에서 여독이나 풀어 보자구나.
최초 동해안을 돌아 볼때 숙박은 거일리 일대에서 민박을 할 예정
이었으나 그 비용이 일반 콘도 비용이나 비슷한지라, 계획을 변경
울진 온정면 백암온천지에서 숙박하기로 하였다.
서둘러 후포항을 나와 다시 평해를 경유 온정면을 향하여
숙소에 도달하니 캄캄한 저녁입니다. 자 그러면 여장을 예서 풀고
내일은 백암에서 구주령을 넘어 일월 영양 그리고 31번 국도를
따라 다시 북으로 봉화 현동 , 강원 태백으로 돌아보자

<구주령 정상(울진 온정과 영양 일월을 연결하는 88번도로)>

<강원도 태백시에 위치한 황지연못(여기가 낙동강의 발원지라 하는군여)>